
오십에 다시 피어난 노래
“엄마, 이제는 엄마 인생도 한번 살아봐.”
딸의 그 한마디에 순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이 잘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잠들지 못한 순희의 머릿속에는 아주 오래전 한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노래만 나오면 빗자루를 마이크 삼아 부르던 소녀였습니다.
그 소녀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예쁜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난은 꿈보다 먼저 찾아왔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순희는 돈을 벌어야 했고, 결혼한 뒤에는 아이들을 키우느라 자신의 꿈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밤새 곁을 지켰고, 생활비가 부족하면 자신이 사고 싶었던 것은 내려놓았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일 년이 되었습니다.
어느새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있었습니다.
장롱 깊숙한 곳에는 젊은 시절 사용하던 작은 수첩 하나가 남아 있었습니다.
수첩 첫 장에는 삐뚤삐뚤한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언젠가 꼭 노래하는 사람이 될 거야.”
그 글을 보는 순간 순희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잊은 줄 알았던 꿈이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잊은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잠시 내려놓았던 것이었습니다.
며칠 뒤 순희는 작은 무대 앞에 섰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손이 떨렸습니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만 너무 늦게 출발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객석에서 딸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순희는 천천히 첫 소절을 불렀습니다.
처음에는 떨리던 목소리가 조금씩 힘을 얻었습니다.
그 목소리에는 지난 30년이 들어 있었습니다.
가난했던 날도,
아이 때문에 울었던 밤도,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했던 세월도 모두 노래가 되었습니다.
노래가 끝났습니다.
잠시 조용하던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순희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울었습니다.
가수가 되어서 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끔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나이가 너무 많아.”
“조금만 젊었더라면 해봤을 텐데.”
하지만 정말 늦은 것일까요?
순희가 다시 마이크를 잡은 날, 지나간 30년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살아갈 하루는 바꿀 수 있었습니다.
꿈은 나이를 묻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가슴속에 묻어두었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혹시 여러분에게도 오래전에 포기했던 꿈이 하나 남아 있습니까?
오늘 그 꿈을 다시 한번 꺼내 보셨으면 합니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작은 한 걸음이면 충분합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젊은 날 피는 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늦었다고 생각했던 순간 다시 피어나는 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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